◆ 영화 리뷰 / / 2023. 1. 6. 00:15

영화 모가디슈, 오직 생존을 위해 손잡은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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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포스터
모가디슈(출처: 구글 검색)

모가디슈에서 만난 두 나라

1991년 대한민국은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후, 국제연합(UN)에 가입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 대사를 파견해 투표권을 호소했고, 그중에는 아프리카의 소말리아도 포함됐다. 먼저 소말리아에 입국한 한신성 대사(김윤식)와 공수철 서기관(정만식)은 소말리아 대통령에게 전달할 선물을 들고 온 안기부 소속 강대진 참사관(조인성)을 만나 대통령궁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들은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정체 모를 괴한에게 습격당하게 되고 트렁크에 실었던 선물을 빼앗기게 된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이들이지만 망가진 자동차는 탈 수 없게 되어 뛰어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대통령궁에 도착했지만 대통령 바레와의 약속된 회담시간이 지난 후였다. 대통령실에서는 약속시간이 지났으니 회담을 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한국대사들은 대통령의 다음일정이 북한대사들과의 회담이란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괴한의 습격이 북한대사들의 소행이란 것을 알아차린다. 북한은 이미 20년 전부터 소말리아와 수교를 맺어 유리한 상황이었는데, 북한의 태준기 참사관(구교환)이 현지 정보원을 매수해 대한민국의 선물을 훔치게 해 견제를 한 것이다. 대한민국 대사들은 이에 응수해 소말리아 외무부 장관을 만나 북한이 소말리아 반공군들에게 무기를 팔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는데, 외무부장관은 이미 타락한 소말리아 관료답게 뜬금없이 한국대사로부터 돈을 요구한다. 이 사실을 눈치챈 북한대사들은 곧바로 외무부장관에게 로비를 시도한다. 결국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의 한신성 대사와 북한의 림용수(허준호) 대사는 언성을 높이며 서로를 비난하고 힐 뜯기 시작한다.

생존을 위한 협력

한편 소말리아는 전국적으로 반군들의 내란이 발생해 어수선한 상태였고, 부패한 소말리아 독재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는 점점 격해져 가고 있었다. 대립하던 각국 대사들은 주변의 총격소리와 시위대의 등장으로 일단 각자의 대사관으로 피신하기로 한다. 어느 날 팩스 하나가 소말리아의 각 국 대사관에 수신되는데, 이는 바로 반군으로 부터 수신된 것이었다. 반군을 도우면 친구가 될 것이고, 소말리아 정권을 도우면 적군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다른 나라의 대사들은 소말리아를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대한민국 대사들도 소말리아를 빠져나가는 계획을 세워보지만 전기, 물 등이 끊기고 통신수단마저 먹통이 되어 여의치가 않았다. 반군들의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 공항마저 마비되면서 대한민국 대사들은 대사관에 고립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그나마 강대진 참사관이 기지를 발휘해서 몇 명의 소말리아 경찰이 남아  대사관을 지켜주기로 한다. 한편 북한 대사들은 이전에 포섭했던 현지 정보원에게 배신을 당하고 반군들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없는 대사관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아이들마저 있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던 북한의 림용수 대사는 결국 대한민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다. 대한민국 대사들은 많은 고민 끝에 북한의 대사들을 받아주기로 한다. 이 와중에 강대진 참사관이 전향서를 조작하려다가 발각되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살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대사들은 각각 협력관계르 맺고 있는 이탈리아 대사관과 이집트 대사관을 찾아 탈출 방법을 요청하기로 한다. 다행히 대한민국 대사들은 이탈리아 대사관에 도움을 받는 데 성공하지만 북한 대사들은 이집트 대사관의 도움을 받는데 실패한다. 한신성 대사는 북한의 대사들도 구조해주기를 다시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그들이 대한민국으로 국민으로 전향할 것이라는 거짓말까지 하게 된다. 

담담한 마지막 작별인사

이제 이들은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전원 무사히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 4대의 자동차를 지원받은 그들은 반군의 총격에 대비하기 위해 책과 문틀, 모래주머니 등을 이용해 임시 방어막을 설치한다.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이동하던 도중 소말리아 반군들의 거친 공격으로 북한의 태준기 참사관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들은 결국 이탈리아 대사관에 도착하게 된다. 대한민국과 북한 대사들은 구조기를 타고 소말리아를 벗어나 케냐 몸바사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북한 대사들과 대한민국 대사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림용수 대사도 한 대사에게 뒤늦게나마  진심으로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한다. 공항에는 대한민국과 북한의 정부직원이 경직된 표정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대사들이 다 같이 내리게 되면 서로 오해를 받기 때문에 이들은 각각 시간차를 두고 비행기에 하차하고, 모가디슈에서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했던 일을 숨기기로 한다.

실화 바탕의 당시 모가디슈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 대한민국 대사로 근무했던 강신성 대사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내전으로 고립된 소말리아에서 북한의 김룡수 대사와 직원, 가족들과 함께 모가디슈를 탈출해야 했던 강신성 대사의 실화가 영화에 생동감있게 표현되었다. 영화 전반부에는 당시 대한민국과 북한의 팽팽하고 긴장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후반부에는 각자 살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서로 힘을 모아 같이 생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어 큰 감동을 주었다. 마지막 작별 전 담담하게 인사를 나누는 두 나라 사람들을 보며 분단국가의 슬픔과 아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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