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뷰 / / 2023. 1. 7. 21:14

영화 동주, 잔잔하고 차분한 두 독립 운동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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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포스터
동주(출처:구글 검색)

같은 꿈을 가진 동주와 몽규

북간도에서 태어나 자란 윤동주와 손몽규는 사촌지간으로 같은 집에서 자랐다. 평소에 서로 떨어지지 않는 사이었지만 둘의 성격은 달랐는데 몽규는 행동이 앞서고 적극적인 성격이라면 동주는 소극적이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기를 좋아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대립하는 상황도 많았지만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시 혹은 산문을 모으면서 자신들의 문예 작품을 신문에 송부했는데, 열여덟 살에 몽규의 작품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된다. 동주는 몽규를 내심 부러워 하지만 티를 내지는 못했다. 동주의 아버지는 그에게 시인보다 의사가 되라고 권유했지만 동주는 시인이 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동주와 몽규는 북간도에서 교육을 받는데, 몽규는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주권 없이 이상을 노래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느냐'라는 말씀을 듣고 중경 광복군 창설 지역으로 가 군사자금을 모으다가 잡히게 된다. 겨우 풀어난 몽규는 동주에게 경성의 연희전문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곳에서 몽규는 글을 받아 잡지를 만들며 독립운동을 꿈꾼다. 시에는 힘이 없다는 몽규의 말에 동규가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면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들의 이상은 다르지 않았다. 동주는 연의전문학교에서 이여진을 통해 정지용 시인을 만나게 된다. 정지용 시인은 동주에게 일본으로 유학 갈 것을 권유하고 동주는 깊이 고민하게 된다. 한편 졸업을 앞둔 몽규는 또다시 중국 임시정부로 떠나고 독립운동을 하지만 또다시 붙잡히게 된다. 겨우 풀려난 그는 다시 조선으로 돌아왔고, 연희전문학교에서 창씨개명을 권유하고 더 이상 조선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동주에게 일본으로 유학을 가자며 권한다. 

나라를 위한 독립의지

일본에서 송몽규는 교토제대 문학부에 합격하지만 같이 시험을 본 동주는 떨어지게 된다. 동주는 도쿄에 있는 기독교 학교 릿쿄대학 영문학부에 들어가 공부하는데, 교련수업에 거부해 일본 경찰에게 무력으로 제압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곳에 서 동주의 시를 인상깊게 읽은 다카마쓰 교수와 쿠미를 만나게 돼 그들은 동주의 시를 출판하기 위해 도움을 준다. 한편 세계 전쟁은 일본에게 점점 불리해지고, 무력해진 일본은 전쟁이 패전으로 마무리될 것이 명확해진다. 이로 인해 일본 내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에 대한 핍박과 혐오가 점점 심해지게 된다. 동주는 더 이상 도쿄에 있는 것이 위험해지자 몽규가 있는 교토에 가기로 한다. 몽주는 교토의 도시대학으로 편입하게 되고, 몽규와 더 가까이 있게 된다. 몽규는 교토에서 뜻이 맞는 조선 유학생들을 모아 독립운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동주는 자기도 독립운동에 끼어달라고 하지만 몽규는 그런 그에게 시를 쓰는 것에 집중하라며 만류한다. 어느 날 몽규는 동주를 놔두고 학생 독립운동 집회에 참여하다가 일본 경찰에게 붙잡히게 된다. 이후 동주도 경찰에게 미행을 당하는데, 한 카페에서 자신의 시를 출판하기 위해 쿠미를 만나다가 경찰에게 잡혀 몽규가 수감되어 있는 후쿠오카 형무소에 같이 수감되게 된다. 두 사람은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어 알 수 없는 주사를 맞게 되고, 갖은 고문을 겪다가 향년 27세에 사망하게 된다. 

흑백화면에 녹아든 시

영화 동주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잘 알고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 윤동주의 실제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글과 시를 좋아하지만 일제에 억압되어 마음껏 꿈을 펼치지 못한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를 흑백 화면을 통해 담담하게 표현했다. 당연히 윤동주가 주인공이지만 송몽규의 이야기도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송몽규가 어린 시절부터 윤동주와 거의 같이 생활했고 동주와 성격은 달랐지만 독립이라는 마지막 꿈은 똑같았기 때문이다. 동주는 몽규의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내심 부러워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시에서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 '참회록' '자화상' '별 헤는 밤' 등이 영화 중간에 몇개 나오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윤동주가 언제, 어떤 마음으로 시를 썼는지 알 수 있게 되어 감정이 이입된다. 영호 동주는 감독의 의도대로 흑백화면으로 제작되었다. 영화 동주의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라는 시인이 우리에게 흑백사진의 인물로만 남아있고 관객들의 동감을 위해선 꼭 흑백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요즘 영화는 화려한 색을 쓰려고 하는데 이 영화는 흑백을 사용함으로써 영상미를 줄이는 대신 등장인물들의 연기력과 감정표현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관객들과 평론가들도 흑백 화면에 매료됐고 공감됐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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