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외지인의 등장
한 시골 냇가에서 외지에서 온 어떤 낯선 일본인(쿠니무라 준)이 낚시를 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대한민국 전라남도 곡성군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부부는 새벽에 잠에서 깨어난다.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 벨소리 때문이었다. 동네 파출소에서 일하는 경찰 종구(곽도원)가 전화를 받고 이내 나갈 준비를 한다. 아내가 묻자 동네에서 인삼을 캐는 조씨네 아내가 죽었다고 대답한다. 현장에 도착한 중구는 조씨네 아내의 시체와 피범벅이 된 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난 박흥국이라는 남자를 발견한다. 중구와 다른 경찰들은 박흥국의 집을 조사하게 되는데 그의 집에는 이상한 창고가 하나 있었다. 그 창고에는 나뭇가지 뭉치와 촛불 등이 있는 제단이 있었다. 이를 본 경찰들의 당황한 모습을 뒤로 한채 영화 곡성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편 깊은 산속 언덕에서 한 남자가 사냥을 끝내고 내려가던 중 수상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 수상한 남자는 이상한 복장으로 날짐승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에 놀란 사냥꾼은 바위 뒤에 숨어 노인을 치켜보기로 한다. 그때 갑자기 노인이 바위 쪽을 돌아보고 사냥꾼은 고개를 숙인다. 다시 고개를 든 순간 수상한 노인이 빨간 눈을 하며 자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끊임없는 사건 사고
어느날 밤 경찰서에서 근무를 하던 종구와 동료 성복은 지난번 있었던 살인사건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성복은 마을에 낯선 외지인이 들어오고부터 이상한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그때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는데 경찰서 창밖으로 어떤 여자가 서있었다. 종구와 성복은 그 모습에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가보지만 그 여자는 사라진 상태였다. 다음 날 종구는 아내와 성관계를 하던 중 딸 효진이에게 발각되고 만다. 민망한 종구는 효진이에게 사과하는데 그 모습을 낯선 외지인 노인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날 밤 동네의 한 집에는 화재사건이 발생해 안주인을 제외한 가족들이 사망했는데, 종구는 그 안주인이 지난번 경찰서 밖에 서있던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종구는 그 여자의 몸에도 두드러기가 있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겨 성복을 피부과로 보낸다. 같은 시간 종구는 화재가 난 집 앞에 있었다. 그때 갑자기 어떤 미친 여자가 종구 앞에 나타나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여자는 자기가 살인 사건을 목격했다고 말하며 일본인을 계속 마주치게 되면 죽을 것이라는 얘기를 해준 뒤 사라진다. 그 후 종구는 일본인의 집에 찾아가기로 하지만 별 소득 없이 돌아오게 된다. 그날 밤 종구는 효진의 비명 소리를 듣고 효진의 방으로 달려간다. 종구가 방에 들어갔을 때 효진이는 발작을 일으키며 어떤 아저씨가 방에 들어오려고 한다며 울기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딸 효진이가 평소에는 먹지 않던 생선을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에 가족들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종구와 성복은 또다시 일본인의 집에 찾아가는데 그의 집에서 이상한 제단을 발견하고 그 안에 동네에서 죽은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때 일본인이 집에 돌아오고 종구 일행은 일단 그곳을 떠난다. 성복은 돌아오는 종구에게 일본인이 범인인 거 같다며 일본인의 집에서 발견한 효진이의 실내화를 보여준다. 종구는 딸 효진이에게 외지인을 만난 적이 있냐고 묻지만 효진이는 대답을 피하며 종구에게 화를 낸다.
딸 효진이의 변화
종구는 효진이가 점점 난폭해지고 이상해지는 걸 느꼈고, 효진의 몸에도 서서히 두드러기가 나는 것을 알게된다. 종구는 이번에는 사제 이삼을 데리고 일본인의 집에 찾아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일본인에게 당장 마을을 떠나라고 한다. 다음 날 종구의 집 앞 대문에는 흑염소의 사체가 매달려 있고 종구의 몸은 마비가 된다. 이렇게 종구네 가족에게도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자 무당 일광(황정민)을 불러 제사를 지내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밤 일광이 제사를 지내는데 그 순간 일본인은 괴로워하며 쓰러진다. 그리고 효진이도 엄청나게 고통스러워하는데 그 모습을 참지 못하고 종구는 제사판을 엎어버린다. 종구는 친구들을 모아 일본인의 집에 급습한다. 풀숲에 있던 일본인을 발견해 그를 쫒는데 일본인은 절벽아래로 사라진다. 하지만 근처에서 무명이 일본인을 지켜보고 있었고, 일본인은 무명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한다. 종구와 친구들은 일본인을 찾기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차 위에 뭔가 떨어진다. 떨어진 물체를 확인해 보니 일본인의 시체였다. 이들은 시체를 도로 가드레일 밖으로 던져버린다.
누굴 믿을 것인가
한편 무당 일광은 종구네 집에서 이것저것 살피고 있는데 무명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녀를 마주본 일광은 갑자기 토를 하며 괴로워한다. 일광은 마을을 떠나려 하지만 어떤 미지의 힘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다. 종구는 계속 일광에게 전화가 왔던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일광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통화 중 일광은 일본인은 자신과 같은 무당이고 무명이 바로 귀신이라며 종구를 설득한다. 통화를 마친 종구는 곧바로 집에 돌아가 사라진 효진을 찾아다닌다. 그 와중에 무명을 마주치게 되는데 무명은 종구에게 일광이 그 일본인과 같은 무리라며 자신을 믿으라고 한다. 그리고 닭이 3번 울기 전까지 집 안으로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종구는 무명 대신 일광의 말을 믿기로 결심하고, 닭이 3번 울기 전에 집 안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집에 들어간 종구는 효진이를 제외한 가족들이 모두 죽어 있는 모습을 보고 주저앉는다. 한편 종구와 같이 일본인의 집에 찾아갔던 사제 이삼은 어느 동굴로 들어간다. 그곳에 죽은 줄 알았던 일본인이 살아있었다. 사제는 일본인에게 정체가 뭐냐고 묻고, 일본인은 섬뜩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사제 이삼을 찍기 시작한다. 일본인은 점점 악마의 모습을 하며 변하고 이삼을 향해 다가가 '바로 나다'라고 말하며 웃기 시작한다.
의심과 확신
영화 곡성은 2016년에 개봉해 2017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얻은 한국 영화다. 곡성은 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명작으로 꼽히고 있지만, 장르나 엔딩 등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생소한 오컬트적인 요소, 그리고 모호한 은유, 상징적인 묘사 등 때문일 것이다. 영화 곡성의 감독 나홍진에 따르면 이런 것들은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보이도록 연출했고, 그런점에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긴 러닝타임 내내 계속해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스토리는 계속해서 관객들의 추측을 빗나가게 한다. 특히 무당 일광과 수상한 여자 무명 사이에 갈등하는 종구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마저 누굴 믿고 누굴 믿지 말아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게 된다. 감독은 극 중 천주교 사제를 통해 앞서 언급한 믿음의 허무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사제와 악마가 된 일본인이 마주한 마지막 장면에서 누굴 믿고, 의심하는 것은 한 끗 차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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